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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의 전설
동남아시아가 쌀의 원산지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 지역에는 쌀과 관련된 신화와 전설이 많이 남아 있다. 쌀의 기원에 대한 신화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시체화생형(屍體化笙刑)으로서 죽은 여자의 시체에서 조·사고야자·코코야자 등의 재배식물과 함께 쌀이 생겼다는 신화이고, 다른 하나는 수락신형(穗落神型)의 기원신화로서 새가 하늘이나 다른 성지(聖地)에서 벼이삭을 물고 와 땅위에 떨어뜨려 생겨났다는 설이다.
이들 신화는 동남아시아의 각 지역, 중국 남부, 한국·일본 등지에서 전해 내려오고 있다. 조·보리 등 다른 곡물재배 민족이 곡령관념(穀靈觀念)을 가지고 있듯이 쌀재배 민족은 도령개념(稻靈觀念)을 가지고 있어 쌀을 인격적 개체로 보고 있다.
예를 들면, 타이 북부에서 라오스에 걸쳐 사는 라오족은 쌀은 단순한 곡물이 아니고 영혼을 갖춘 인격이며, 따라서 쌀 재배는 경제활동이라기 보다는 초자연적인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종교적 행위로 의식하는 경향이 많다. 라메트족도 도령을 믿어 이 영혼이 도망가면 창고가 텅비고 기근이 일어난다고 굳게 믿었다.
특히 동남아시아의 쌀 재배 민족은 이와 같은 도령은 모성적 인격을 가지고 있으며, 수확할 때의 최후의 볏단 속에 머문다고 믿었다. 라오스 북부에서 지내는 수확제는 벼의 어머니를 축복하는 행사로서 최후의 볏단으로 인형을 만든다. 도령관념과 모성적 인격의 결합에는 원시적 농경생활이 여성의 손에 의하여 이루어졌다는 사실과, 또 재배식물이 풍요다산과 여성의 생리적 분만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중요한 원인이다.
세계 도처에 곡물재배사회에서 볼 수 있는 풍요신의 대부분이 여성이라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한국의 쌀 재배에서는 동남아에서 볼 수 있는 도령관념은 찾아볼 수 없고, 다만 수확한 쌀로 떡을 만들어 수호신에게 바치고 이웃에게 돌리는 풍습이 있는데, 이것은 추수감사를 표현하는 한 형태로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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